한 아이가 있다. 태어나자마자 몇 번의 수술을 받아야 했고, 그 스트레스로 뇌 장애아가 되었다. 불행이 불행을 부르듯, 백내장으로 인해 두 눈마저 잃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 아이에게 장애라는 불운을 주신 대신 세상을 맑게 볼 수 있는 심안과 지혜를 주셨다. 이 아이가 바로 루나이다.

루나는 장애때문에 문자판을 두드리는 것으로 세상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여러 권을 책을 쓰기도 했다. <루나의 희망공부>는 루나가 인생에 대한 쓴 책이다. 12살의 나이에 썼지만 마치 인생을 관조한 어른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루나의 인생이야기는 우리가 모르는 완전히 다른 세계의 내용이 아니다. 지극히 당연하지만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우리가 지키지 못하거나 받아들이지 않는 내용이다. 상대를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 주어진 역할 – 장애인의 역할을 맡은 경우에도 - 에 충실할 것 등이다. 하지만 당연한 것이 실제로는 이루기 더 어려운 것인 듯 하다. 많은 사람들은 외부적인 요인이나 내부적인 요인 때문에, 혹은 현실이라는 핑계로 이를 애써 무시하곤 한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의 이야기는 감동을 준다. 하반신 마비에다 상체마저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이승복이 의사가 된 이야기나 앞을 보거나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고, 심지어 호흡마저도 훈련을 받아야 하는 루나가 책을 써 낸 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희망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아무리 낙담적인 환경이라도 이들보다 어려운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라는 서진규씨의 책 제목처럼 이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은 바로 희망이다. 그리고 그 힘은 무섭도록 강하다.
Posted by morph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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