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주

카테고리 없음 2006. 8. 20. 15:22
지난 달 인턴을 했을 때였다. 회식자리였는데, 어느 덧 3차인가 4차까지 갔었는데...(기억이 가물가물...-_-a) 거기서 양주를 시켜 마신거다. 팀장님이 화주를 준다면서 나한테 스트레이트 잔으로 양주를 따라줬다. 거기까진 좋다. 근데 갑자기 라이터로 양주에다 불을 붙이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불붙은 술을 마시라고 한다. 마시려고 입가로 갖대 댔는데 역시 불이 붙어있다보니 뜨겁다. '아니, 장난해? 이걸 어떻게 마시라는 거야?' 속으로 생각하며 잔을 내려놓았다.

'이 양반 너무 취한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팀장님이 자기가 마셔 보이겠다면서 불 붙은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한 마디 한다.

"XX씨. 인생에는 반드시 넘어야 할 어려움이 있어. 졸라 무서워 보이는 난관 말이지. 그런데 막상 하면 별거 아니야. 이 술처럼."

그 말을 들으니 번지점프 하던 생각이 났다. 160m 높이에서 떨어졌을 때 정말 무서웠다. 15층 아파트 4채를 쌓아올린 높이에서 떨어지니 무서움이 오죽 하겠는가? 떨어지는 동안 심장이 멎었고, 죽는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떨어지니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 무서워서 오금이 저릴 정도이지.
Posted by morph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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