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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여자(Someone special)

morphix 2006. 10. 16. 00:41
"한국 영화는 크게 둘로 나뉠 수 있는데, 하나는 명계남이 나오는 영화고 다른 하나는 명계남이 나오지 않는 영화다" 명계남이 한 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나라면 '이나영'이 나온 영화인지 아닌지라고 영화를 구분하겠다. 왜냐하면 이나영 팬이니깐. 뭔가 신비함이 숨겨져 있는 얼굴과 세상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표정에 끌렸다고 할까나?

정재영, 이나영 주연의 <아는 여자>를 봤다. 장진표 코미디라는 것에 못내 선택을 주저했지만 - "(철용이 말투로)영화가 영화다워야 영화지. 니는 연극 만들어라"- 이나영이 나온다는 이유 하나로 영화를 음지에서 다운받아 보기 시작했는데...

결론적으로 상당히 만족했다. 장진표 코미디가 거슬리기는 커녕 굉장히 재미있다. 예전에는 황당하다고 콧방귀를 꼈을 텐데, 지금은 기발하다. 나이 먹더니 내가 더 유치해진건가? "남에게는 있는데 나에게 없는게 세 가지 생겼다. 나에게는 내년이 없고, 첫사랑이 없고, 주사가 없다" 와 같은 기발한 대사는 장진 영화가 아니면 볼 수 없다.

이 영화의 일등 공신은 동치성(정재영 분)이다. 한이영(이나영 분)은 보조하는 역할일 뿐이다. 영화 본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았는데 이나영이 주가 되는 장면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대는 영화에 얼굴 내민 것 만으로도 충분해요. 그리고 이나영 역에 전지현을 세우겠는가? 고소영을 세우겠는가? 역은 굉장히 잘 어울렸다.

영화에서 동치성은 의사의 오진으로 많은 것을 잃었다. 집도 날리고, 돈도 없고, 직장에서도 쫓겨났다. 하지만 남들이 가지고 있는 세 가지를 얻었다. 내년을 얻었고, 주사가 생겼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첫사랑 한이영을 얻었다. 이 영화에서는 사랑 별 거 아니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