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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교통수단

morphix 2006. 7. 1. 03:39
인도를 여행하며 타게 되는 교통 수단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기차
2. 버스(투어리스트 버스와 로컬버스)
3. 릭샤(오토릭샤와 사이클릭샤)
4. 템포

뉴델리 기차역에서 찍은 사진. 인간들로 그득차서 100m도 안되는
플랫폼 사이를 이동하는데 40분이 걸리기도 했음...-_-


1. 기차

기차는 인도여행에서 먼 거리를 갈 때 가장 필수적인 이동수단이다. 버스로 장거리 이동하면 반쯤 죽을 각오해야 한다. (아마도) 영국이 인도 통치할 때 깔아놓은 철도를 거의 그대로 이용하는 듯 한데, 시스템이 의외로 잘 되어 있고, 특히 밤에 자면서 이동하기가 좋다. 기차 시간표를 책자로 팔기도 하는데, 시간표만 있으면 대부분 기차의 움직임을 손바닥 보듯 쉽사리 예측할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며칠 후 기차의 예매도 가능하다. 좌석은 FC(First Class), 1AC(1층 침대칸 Air Condition), 2AC(2층 침대칸 Air Condition), 3AC(3층 침대칸 Air Condition), SL(3층 침대칸 No Air Condition), SC(Second Class)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SC를 제외한 모든 좌석은 지정석이며 누워서 갈 수 있는 침대칸으로 설계되어 있다.

여기까지만 얘기하면 기차가 무지 좋겠구나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 우선은 굉장히 느리다. 기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600km를 가는데 14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더 문제는 차가 제 시간에 출발하고 도착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한 두시간 늦게 출발하거나, 한 두 시간 늦게 도착하는 것은 애교다. 그 뿐 아니라 표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예매가 필수이다. 그 만큼 기차가 부족하다는 얘기인데 인도 철도청은 뭐하나 모르겠다. 그리고 여행자에게는 관계없는 경우지만 - 여행자가 SC에 타는 경우는 거의 없다 - SC의 경우는 상당히 처참하다. 사람이 좁은 기차칸에 짐짝처럼 껴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나의 경우 한 번은 표가 없어서 SC를 타야했는데, 그 처참한 모습을 보고 질려서 그 기차를 안타려 했었다. 다행히 그 때 어떤 인도인이 나를 특별(?)칸에 타게 해 주어서 - 여성용 혹은 노약자용 칸인 듯 했음 - 그 기차 칸 바닥에서 추워 쪼그려 앉아 떨면서 이동할 수 있었다. 그래도 SC에 안 탄 것은 정말 다행이었다.


2. 버스

인도 모든 도시에 기차가 놓인 것은 아니므로 안타깝게도 가끔씩 버스를 타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인도버스는 기본적으로 TATA 버스인데 바로 TATA라는 회사에서 만든 차량이다. 대부분 20년은 더 되보일 정도로 낡았고, 자리가 굉장히 불편하고 좁을 뿐더러 상당히 느리다. 자리에 앉으면 앞 뒤 좌석사이가 좁아서 무릎이 닿다 못해 아플 정도이며, 옆 사람과 어깨를 겹쳐야 할 정도로 좌석 폭도 좁다. 거기다가 로컬버스의 경우는 좌석이 90도로 고정되어 있어서 편하게 등을 기댈 수 조차 없다. 투어리스트 버스는 로컬버스보다 조금 나은데, 우선은 등받이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한 열(row)의 좌석 수가 2자리, 복도, 2자리로 구성되어 로컬 버스의 2자리, 복도, 3자리 보다 조금 편하다. 그래봤자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버스가 기차에 비해 좋은 점은 그나마 출발시간과 도착시각을 잘 지킨다는 점이다. 하지만 중간 중간 휴식시간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길며, - 40분씩 쉬기도 한다 - 심지어는 중간에 타이어를 수리하기 위해 정차하기도 한다. 타이어 수리하는 모습도 정말 가관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사고 안나는게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 뿐 아니라 도로가 좁고 상태가 너무 안 좋기 때문에 속도를 많이 내지도 못한다. 도로는 따로 차선 구분도 안 되어 있으며 폭이 2차선 도로보다 좁아서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적당히 속도를 낮추어 비껴가야 한다. 그 뿐 아니라 소가 지나가고 자전거가 위험하게 지나가므로 경적 삑삑 울리며 경고를 준다. 그러니 160km 가는데 7시간 걸리고, 100km를 가는데 5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버스를 타며 내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다.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HERO 아저씨('HERO' 라고 팔에 문신을 했다).
아그라에서 만나게 됐는데, 참 친절했음.


3. 릭샤

릭샤는 크게 사이클릭샤와 오토릭샤로 나뉘는데, 각각 자전거와 오토바이 엔진으로 구동된다. 대략 3 ~ 4km에 사이클릭샤로 10 ~ 15루피(약 250원 ~ 375원 정도)를 내면 되는거 같고, 오토릭샤는 그 가격의 두 배를 내면 된다.

릭샤왈라(릭샤 꾼)는 여행자들에게 사기꾼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바로 근처를 가는데 멀다고 구라치고, 여행자들에게는 인도인들보다 더 많이 받아내려고 하는 것은 애교에 가깝다. 혹은 두루피 두루피(2루피) 하며 특정 호텔에 데려다 줄테니 2루피만 내라고 한다. 그 사람들이 데려가려는 호텔은 일반적으로 고급호텔일 뿐더러 나중에 호텔요금은 바가지를 쓰게 된다. 보통 사이클릭샤꾼들이 그런 짓을 많이 하는데, 어떤 릭샤꾼은 두루피를 외치며 1시간이나 나를 쫓아다녔다.

하지만 사이클릭샤꾼들에게도 애환이 숨겨져 있는데, 사이클릭샤꾼들은 아무리 열심히 돈을 모아도 오토릭샤를 살 수가 없다고 한다. 그만큼 가난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이다. 내가 탔던 사이클릭샤꾼은 이 사이클릭샤는 자기 것이 아니고 하루에 70루피를 주고 대여한 것인데, 내가 오늘 첫 손님이라고 했다. 그 시각이 이미 오후 3시가 넘은 때였다.






















오토릭샤의 모습 템포와 비슷하다.

4. 템포

템포는 앞부분(구동엔진이 있는 부분)은 오토릭샤와 비슷하지만, 오토릭샤 뒷 좌석에는 많아야 3명이 탈 수 있는데 비해 템포에는 뒷 좌석이 더 많다. 우리나라로 치면 마을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요금은 릭샤보다 싸지만 버스처럼 지정된 구간만 운행한다. 따로 정류장이 있지만 길 중간 아무데서나 손을 흔들면 멈추고 태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