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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마수트라를 보다.

morphix 2005. 11. 26. 01:26
카마수트라 원전을 보기 위해 카주라호에 갔다. 카주라호에는 칸델라 왕조 때 만들어진 사원이 있는데, 우습게도 사원벽에 풍만한 여체의 조각이 부조로 새겨져 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mithuna라 불리우는 다양한 섹스체위의 모습도 새겨져 있는데, 이 조각이 바로 카마수트라의 원전이라고 이야기 한다.

사원 벽이 이런 식이다.


마하트마 간디가 카주라호의 조각상들을 '모두 부숴버리고 싶다' 는 말로 그 불편한 심정을 표현한 적이 있는 이 조각들의 기원에 대해서는 얘기가 분분하다. 학생들의 교육용으로 새겨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사원이 번개를 맞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새겨졌다는 이론(번개의 신인 Indra가 관음증이기 때문에 조각상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사원에 번개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도 있으며, 성애 자체가 열반추구의 한 과정이라는 설도 있다. 심지어 브라만들이 자신들의 마음을 동요하지 않기 위한 시험이라는 말도 있다.

보존이 잘 된 사원


운좋게도 카주라호는 외진 곳에 위치한 덕에 외부 침입이 적어 사원들은 상당히 잘 보존된 상태이다. 찬델라 왕조가 이슬람인 무굴제국에 의해 무너진 후, 무슬림들에 의해 일부 조각이 부서지고, 일부 조각은 불로 지져지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상태는 굉장히 좋고, 사원 자체도 굉장히 아름답다.

하지만 나는 카마수트라를 보기 위해 간 것이라서 카마수트라 몇 가지를 보고 나니 별로 관심이 없어졌다. 거기다가 카주라호는 유달리 한국사람이 많고 삐끼들이 한국어는 한 두 마디씩 꼭 할 줄 알 뿐더러 상당히 끈덕지고 정말 귀찮게 한다. 도착한 다음 날로 짐싸서 다른 도시로 갔다.